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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티슈진, 美 FDA '인보사' 임상 재개 승인 '낭보'

11일 코오롱그룹 고위 관계자 "인보사 임상 3상 재개 사실 확인"

미국 FDA가 '성분 변경' 논란중인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에 대한 임상 3상 재개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해 열린 '인보사케이주 대책안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11일 코오롱그룹 고위 관계자 "인보사 임상 3상 재개 사실 확인"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성분 변경' 논란을 빚은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에 대한 임상 재개를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코오롱그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FDA가 이날(미국시간) 인보사의 임상 3상 재개를 허용하기로 하고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오후에 "미국 FDA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임상 재개를 승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벼랑 끝에 몰려 있던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했다.

당초 미국 FDA는 현지시간으로 11일 인보사의 임상 3상 재개 여부에 대한 입장을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오롱티슈진 측이 지난달 11일 임상 재개 건과 관련한 두 번째 추가자료를 제출한 것에 따른 것으로 통상 FDA 심사는 서류 접수 후 30일의 검토 기간을 가지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이와 관련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관계자는 "인보사 임상 3상 재개와 관련해 미국 FDA의 승인을 기다리는 건이 있는 것은 맞다"며 "인보사 임상 재개에 대한 건과 관련해 (서류 제출 후) 30일 정도 된 상황이다. (승인이 났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보사는 앞서 2액이 기존 허가신청자료에 기재됐던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내에서 품목허가 취소를 받았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5월 3일 성분 변경을 이유로 임상 3상이 중단된 바 있다.

이에 코오롱티슈진 측은 FDA에 임상 3상 재개를 요청하고 지난해 8월 23일과, 지난달 11일 총 두 차례 추가자료를 제출했다.

당시 FDA 측이 인보사에 추가로 요구한 사항은 '임상 시험용 의약품 구성성분에 대한 추가 특성분석이다. FDA는 △HC(제1액)의 연골세포 특성 분석 자료 보완 △TC(제2액)의 gag, pol 유전자 염기서열분석 △방사선 조사 전·후의 형질전환 세포에 외피 유전자(env gene)를 각 도입 후 레트로바이러스 생성 여부 확인이 필요하다고 요했다.

업계는 인보사에 대한 미국 FDA 임상 3상 재개 결정이 떨어진 만큼 코오롱생명과학이 반전의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벼랑 끝에 몰린 코오롱생명과학에 남은 기회는 미국 FDA 측의 임상 재개 승인뿐이었던 만큼, 업계는 이번 결정에 따라 코오롱생명과학이 극적인 반전을 꾀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미국 임상 재개를 통해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국내에서 진행 중인 인보사와 관련된 소송 등 불리한 상황을 뒤엎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코오롱 측은 국내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와 이에 따른 다양한 소송에 직면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5월 29일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했으며, 한국거래소는 지난 7월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현재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코오롱티슈진에 12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한 상태다.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인보사를 둘러싼 손해배상 소송은 규모는 알려진 것만 700억 원이 넘는다. 원고로 참여한 소송 인원은 2900명에 달한다. 소송에는 인보사 사태로 피해를 본 소액주주들이 가장 많이 참여하고 있으며, 소액주주 2209명의 청구액은 711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인보사를 투약한 환자들도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1차와 2차 원고는 각각 244명, 523명이며 소송액은 25억 원, 52억3000만 원이다. 이외에도 DB손해보험, 삼성화재보험, KB손해보험, MG손해보험 등 보험업계에서도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참여하고 있다.

한편 인보사케이주는 코오롱생명과학이 개발한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인보사는 중등도의 무릎 골관절염환자의 치료에 사용됐으며, 1번 주사하는 데 드는 비용은 600~700만 원에 달했다. 지난 2017년 국내 허가를 받았으며, 2019년 3월 판매가 중단되기까지 3700여 명의 환자들에게 판매됐다.

그러나 지난해 인보사 치료제 주성분이 승인된 형질전환 연골세포가 아니라 실험실에서 쓰던 293세포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美FDA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3상 재개하라"

미국 FDA, 코오롱티슈진에 공문 보내 "임상 재개하라"
임상 3상 중단된 지 11개월 만에 재개 가능해져
앞서 성분 변화 발생 등 문제로 임상 중단돼
인보사는 세계 첫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코오롱 "철저하게 수행해 세계 최초 만들 것"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코오롱티슈진이 개발 중인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을 재개하라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은 12일, 미국 FDA가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에 대한 보류를 해제하고 3상 시험을 재개하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상 3상이란 1상, 2상을 거친 약물을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투여해 안전성 등을 검토하는 단계이다.

FDA는 전날(11일), 코오롱티슈진에 '임상보류 해제(Remove Clinical Hold)' 공문을 보내 "인보사에 대한 모든 임상 보류 이슈가 만족스럽게 해결됐다"며 "FDA는 임상보류를 해제했고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해도 좋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5월 3일, FDA는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에 대한 임상 보류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 FDA는 인보사 구성 성분에 대한 ▲특성 분석, ▲성분 변화 발생 경위, ▲향후 조치사항을 제출하라고 요구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코오롱티슈진에 보완자료도 요청했다.

이에 코오롱티슈진은 해당 자료와 추가 자료 등을 FDA에 제출하는 등 협의를 진행했고 약 11개월 만인 전날 끝내,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받아냈다.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FDA가 코오롱티슈진이 이전까지 제출한 임상시험 데이터의 유효성을 인정하며 이를 기초로 형질 전환된 신장유래세포(인보사2액)로 환자 투약을 포함한 임상 3상 시험을 계속해도 좋다는 점을 인정해준 의미"라고 설명했다.

코오롱티슈진은 FDA와 협의해 임상시험계획서와 임상시험환자 동의서류 등에 대한 보완 절차를 마치는 대로 임상시험 환자투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앞으로 진행할 미국 임상 3상 시험을 철저하게 수행해 세계 최초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로서의 인보사 가치를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에서 추출한 연골세포(제1액, HC)와 TGF-β1 유전자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제2액, TC)를 3:1의 비율로 섞어 관절강 내에 주사해 골관절염을 치료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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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전망 예측되지만···"한국기업, 코로나 뒤 대박 기회 온다"

 

베스트셀러 『디커플링』의 지은이 탈레스 테이셰이라 단독 인터뷰

'포스트-코로나19'의 고객의 최우선 가치는 ‘안전!’
코로나 대처 과정에서 한ᆞ중은 정반대 모습 보였다.
한국은 ‘투명하고 안전하고 건강하다’는,
중국은 ‘투명하지도 않고 안전하지도 않다’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온갖 추측과 전망이 어지럽게 춤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바꿔놓을 글로벌 비즈니스 지형을 놓고서다. 누가 승자(위너)이고 누가 패자(루저)일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해 비즈니스 책 가운데 최고 히트작인 『디커플링』의 지은이 탈레스 테이셰이라 전 하버드대 교수(경영학)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하버드대를 그만두고 요즘 컨설팅회사인 디커플링을 운영하고 있다.

<탈레스 테이셰이라 디커플링 대표는 요즘 코로나19 사태가 낳을 비즈니스 기회를 살펴보고 있다.>

Q : 코로나19 때문에 비즈니스 활동이 사실상 정지됐다.

A : “여기 미국 거리에 사람이 거의 없다. 코로나19가 경영자와 고객의 사고방식에 깊고 강한 충격을 주고 있다.”


Q : 평소 강조한 ‘고객의 가치 사슬(customer value chain)’이 바뀔 수 있다는 말로 들린다.

A : “고객의 가치사슬은 한 기업을 위너로 또는 루저로 만들 수 있다. 고객 가치사슬은 외상후증후군(트라우마) 같은 빅 이벤트에 의해 종종 바뀐다. 코로나19는 정말 빅 이벤트다.”


Q : 왜 빅 이벤트라고 생각하는가.

A : “코로나19 충격이 상당히 크다. 고객의 근원적인 두려움을 자극하고 있다. 고객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곳 또는 그 제품이 얼마나 안전하지?’라고 늘 묻게 된다. 변화는 일시적일 것 같지 않다. 지속적일 것이라고 봐야 한다.”

낯선 사람과 오래 함께 하려고 하지 않는다


Q :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A : “포스트 코로나19의 세계에서는 업종의 운명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Q : 아주 선명한 설명일 듯하다. 첫 번째는 무엇인가.

A : “첫 번째 범주는 고객 수가 절대적으로 급감할 수밖에 없는 업종이다. 크루즈 산업이다. 은퇴자들의 꿈이 바로 크루즈 여행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크루즈 여행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크루즈 여행객은 한 곳에 10~20일 정도 머물러야 한다. 감염병이 퍼지면 속수무책이다.”

<『디커플링』은 탈레스 테이셰이라를 스타로 만든 책이다.>


Q : 앞으로 크루즈 산업은 어떻게 될까.

A : “고객 수가 절대 감소한다. 최근까지 크루즈회사들은 경쟁적으로 큰 배를 주문했다. 요즘 크루즈 선박은 15만~20만 톤에 이른다. 고객 수가 줄어들면 엄청난 고정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Q : 또 다른 루저는 없는가.

A : “항공사다. 크루즈만큼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단거리 여행은 포스트 코로나19 세계에서도 크게 줄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장거리 항공 여행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밀폐된 공간에 수백명이 머무는 상황을 두려 하는 고객이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재택근무 때문에 노트북이 잘 팔릴 것이다"


Q : 이제 두 번째 카테고리가 궁금하다. 이 범주는 어떤 특징을 갖고 있을까.

A : “업종 전체의 고객 수는 거의 변화가 없다. 다만, A회사에서B회사로 급격한 이동이 발생한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말이다.”


Q : 업종 내에서 위너와 루저가 결정되기 때문에 최고경영자(CEO)의 압박감이 클 듯하다.

A : “당연하다 업종 전체가 위기면 CEO 능력과 성과를 따지는 일이 덜 한다.”


Q : 어떤 업종이 두 번째 카테고리에 들어 있나.

A : “마트(grocery), 극장, 레스토랑 등이다. 앞으로 고객은 온라인 주문을 많이 할 것이다. 매장을 직접 방문해 ‘비교적 오래 머무는 곳’은 피하려 한다.”


Q : 다른 예는 없는가.

A : “프린팅숍이다. 재택근무가 늘 가능성이 크다. 고객이 프린팅숍을 방문하기보다 집에 프린터를 설치하려고 한다.”


Q : 그렇다면 가게 가운데 돈을 벌 수 있는 곳은 어딘가.

A : “스타벅스 등 커피 전문점은 좋을 수 있다. 이곳 방문객 70%는 잠깐 들르는 사람들이다. 잠깐 들러 테이크아웃하는 곳은 고객을 유지할 수 있다.”

디커플링이란?

에너지 업종은 코로나19 충격에서 곧 벗어난다


Q : 이제 세 번째 업종 이야기를 듣고 싶다.

A : “고객 수 측면에서 큰 충격을 받지 않는 업종이다. 에너지 업종이다. 지금은 에너지 소비가 급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엔 대중 교통수단보다 자가용 이동이 늘 수 있다. 에너지 소비가 증가한다.”


Q : 또 다른 곳은.

A : "노트북이 잘 팔릴 것이다. 재택 또는 원격지 근무가 늘어난다. 일하는 사람들에게 노트북이 필수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테이셰이라는 지난해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미국 실리콘밸리 회사들을 10년 가까이 조사해봤다”며 “그런데 그들의 기술 수준은 비슷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기업의 성패는 기술의 격차가 아니라 고객의 입맛에 따라 결정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객의 가치사슬은 구매단계까지 이어지는 긴 연쇄고리다. 이 고리의 일부나 전부를 장악하는 회사가 위너라는 게 테이셰이라의 이론이다. 이런 논리는 기술 혁신을 통한 창조적 파괴가 성패를 결정한다는 기존 이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안전이 가성비를 대신한다


Q : 이제 기업이나 업종보다 넓은 국가 차원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A : “내가 국가 경쟁력 전문가는 아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Q : 그게 무엇일까.

A : “중국에 고객 회사들이 많다. 하지만 사실은 분명히 말해야 할 듯하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투명하지 못했다. 앞으로 고객이 중시한 최고 가치가 안전이라고 말했는데, 그들 제품이나 시스템의 안전에 대한 신뢰가 의심받고 있다.”


Q : 중국 제품에 대한 고객의 가치사슬이 바뀌는가.

A : “글로벌 고객은 중국제의 싸지만 나쁘지 않다는 점에 많은 가중치를 줬다. 이제는 아니다. 싼값의 매력보다 안전과 투명성이 훨씬 중요하다.”


Q : 한국 정부와 기업에 대한 인식(perception)은 어떤가.

A : “한국은 열린 민주주의 국가로 뚜렷하게 인식됐다. 투명하고 안전하며 건강한 곳이란 이미지를 갖게 됐다. 한국 기업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놀라운 기회(tremendous opportunity)’를 잡게 될 것이다.”

 

탈레스 테이셰이라

‘관심 경제학’의 대표적인 이론가다. 테이셰이라 등의 눈에 ‘관심’은 곧 유한한 자원이다. 정보나 지식, 상품, 서비스는 차고 넘치지만 고객의 관심을 사는 일은 쉽지 않다. 그 바람에 경영자가 의사를 결정할 때 제품이나 서비스가 소비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지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관심 척도는 ‘소비자가 어떤 정보나 지식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가’이다. 테이셰이라는 브라질 출신이다. 상파울루대학을 졸업한 뒤 미국 미시건대학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컨설팅회사인 디커플링을 세우기까지 하버드대에서 마케팅을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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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숫자를 보게 될 줄이야…김포공항 국제선 이용 9만→0명

1년 전엔 9만명 '북적'
코로나로 항공편 올스톱
지난주 여행객 한 명도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김포공항 국제선 여객 수가 '0'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9일 김포공항 국제선 탑승수속 창구가 텅텅 비어 있다. 

지난주 김포국제공항을 이용한 국제선 이용객이 단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포공항이 국제노선을 운영하기 시작한 1969년 10월 2일 이후 승객이 없어서 1주일간 국제선 비행기를 못 띄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주(3월 29일~4월 4일) 김포공항에서 환승객을 포함해 국제선을 이용한 승객은 0명이었다. 1년 전 같은 기간에는 8만9189명에 달했다. 1년 만에 한 주 9만 명가량의 승객이 김포공항에서 사라진 셈이다.

2001년 문을 연 인천국제공항으로 국제선을 모두 옮겼던 시기를 빼고 국제선을 띄우지 못한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국내 항공사 관계자는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없었던 일”이라며 “항공산업이 ‘셧다운’ 상태라는 걸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김포공항뿐만 아니라 제주 청주 대구 무안 양양 등 대부분의 지방 공항에서도 지난주 국제선 이용객이 한 명도 없었다. 부산 김해공항이 그나마 유일하게 328명이 이용했다. 이마저도 1년 전보다 99.8% 감소한 것이다.

동북아시아의 허브공항으로 불리는 인천국제공항도 심각하다. 3월 마지막 주 국제선 이용객은 5만4618명에 그쳤다. 1년 전(132만1383명)과 비교하면 96%의 승객이 사라졌다. 3월 한 달간 인천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1009만 명에서 174만 명으로 급감했다. 김포공항 국제선 이용객도 같은 기간 38만 명에서 1만 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항공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산업 전체가 붕괴 직전 상황에 몰렸다며 정부의 과감하고 신속한 지원을 호소했다. 국내 1위 대한항공은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며 1만9000여 명 전 직원이 순환 휴직에 돌입했다. 2위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가 무산되면 한두 달도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독일은 국적사인 루프트한자에 무제한 금융지원을 결정할 정도로 항공업을 살리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연관 산업의 줄도산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항공기 멈추자…기내→리무진→여행사 부도·실직 '연쇄 충격'
공항 국제선 95% 급감…무너지는 항공업 생태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국내 항공산업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항공사뿐 아니라 연관 산업들도 연쇄 도산 위기에 놓여 있다.

9일 기준 국내 항공사들이 보유한 374대 비행기 중 324대가 멈춰서 있다. 사람들이 공항에 가지 않으니 공항버스, 기내식업체, 여행사 등이 연쇄 충격으로 직원을 해고하기에 이르렀다. 정부가 지원에 손을 놓은 사이 국내 항공 생태계가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5월 초 항공표 환불되면 버틸 곳 없어”

현재 운항 중인 9개 항공사가 고용하고 있는 인원은 3만9360명 정도다. 이 중 3분의 1이 휴직 상태다. 항공사들은 비행기가 뜨지 않으니 매출이 없고 월급을 줄 돈이 없으니 무급 또는 유급 휴직을 강제하고 있다. 경영난이 가장 심각한 이스타항공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뒤 그래도 남는 인원은 해고한다는 방침까지 세웠다. 국내 1위 항공사 대한항공은 월 6000억원의 매출 손실을 보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최근 김포~제주 등 일부 국내 노선을 늘리면서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좋아져서라기보다 운영비를 대기 위한 것이라는 게 LCC들의 설명이다. 한 LCC 관계자는 “김포~제주의 경우 비행기가 한 번 뜨면 1000만원을 벌어야 손익분기점이 되는데, 요즘엔 3000원짜리 표가 넘쳐난다”며 “100명을 태워도 30만원이란 얘긴데, 손실을 보더라도 현금을 구하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일본의 연휴가 있는 다음달 초를 두려워하고 있다. 코로나19 전에 예매한 항공권을 아직 취소·환불하지 않은 채 보관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 이들 예매가 한꺼번에 취소될 수 있어서다. 다른 LCC 관계자는 “손실을 감내하고 버티고 있는데, 다음달 환불 사태가 이어지면 현금 흐름이 막혀 LCC 중 몇 곳은 손들고 나갈 수 있다”고 했다.

○84만 개 항공산업 일자리도 위험

항공사들이 이렇게 버티고 있는 사이 기내식, 리무진, 청소, 여행사 등 연관 산업들은 연이어 쓰러져 가고 있다. 대한항공에 기내식을 대는 한 협력회사는 최근 직원 1800명 중 1000명을 권고사직 형태로 내보냈다. 기내 청소를 담당하는 이케이(EK)맨파워는 단기계약직 52명을 정리해고한 데 이어 정규직 300명을 추가 해고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의 협력업체인 아시아나KO는 무기한 무급휴직을 한다고 공지했다. 공항 리무진 업체들도 버스 운행을 70% 줄이고 인원을 줄였다. 비행기가 뜨지 않자 벌어지는 일들이다.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없어지고, 한국 관광객마저 해외로 나가지 못하게 되자 정부에 고용유지 지원금을 신청한 관광업체도 2000여 곳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항공산업 일자리는 83만8000개에 달한다. 항공사와 공항 등 직접고용 형태의 일자리가 15만8000개고, 항공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고용하는 간접고용 일자리는 21만5000개다. 나머지는 관광 등의 일자리다. 항공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연간 476억달러(약 58조원)에 달한다.

○“정부 지원 절실”

항공 셧다운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30일부터 하계 스케줄이 시작됐는데, 입국 제한 때문에 이달 24일까지 국제선 운항이 전혀 없다”며 “25일 이후에도 재개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정부가 항공산업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도 유·무급 휴직, 자발적 급여 반납 등 고통을 분담하며 뼈를 깎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나 이로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항공산업의 잘못이 아닌 만큼 산업 기반이 붕괴되지 않도록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다른 국가 정부들은 항공업을 미래 산업으로 보고 수십조원을 넣는 등 막대한 지원을 하는데 현재 정부 지원은 너무 초라하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정세균 국무총리의 지난 8일 발언을 계기로 현실적인 지원책이 나올 것으로 항공업계는 기대하는 눈치다. 정 총리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피해를 많이 본 업종은 ‘모빌리티’(이동수단)로 비행기(항공) 쪽은 80% 이상, 관광과 숙박 쪽 피해도 크다”며 “이 부분은 국가적 차원에서 흑자도산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정책을 취한다는 원칙을 갖고, 해당 부처와 협의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언급했다.

 

면세점 명품 매출 74억→1억원…까르띠에·티파니 '사실상 제로'

3월 매출, 1월보다 90% 감소
관광객·내국인 발길 '뚝'
백화점 명품관도 '비명'

도도하던 명품업계마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고개를 떨구고 있다. 주요 판매처인 면세점의 지난 3월 매출이 연초 대비 90% 이상 고꾸라지면서 ‘철수설’까지 나도는 브랜드도 있다.

9일 한국경제신문이 롯데 신세계 신라 등 3대 주요 면세점에 입점한 명품 시계·주얼리 브랜드의 매출을 긴급 조사한 바에 따르면, 까르띠에 티파니 태그호이어 브라이틀링 등 유명 브랜드 매장의 지난달 매출 감소폭이 1월 대비 9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제로’를 기록한 곳도 있었다.

시계·주얼리업계 부동의 1위인 까르띠에의 롯데면세점 소공점 매출은 1월 74억원대에서 3월 1억4000만원대로 98% 줄었다. 티파니(-97%) 피아제(-92%) 불가리(-93%) 등 대부분 주얼리 브랜드가 90% 이상 떨어졌다. 시계 전문 브랜드의 타격도 컸다. 브라이틀링의 3월 매출(현대 무역센터점)은 1월보다 76% 줄었고 티쏘는 99% 급감했다. 위블로, IWC, 라도 등은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 3월에 매출을 아예 내지 못했다. 론진(-98%) 몽블랑(-99%) 등 인기 브랜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명품업계 관계자는 “전체 명품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면세점에 여행객과 내국인 발길이 뚝 끊기면서 명품 시장이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내수 소비를 가늠할 수 있는 백화점에서도 명품 매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지난달 명품 부문 매출은 지난해보다 각각 19.3%, 10.7% 감소했다.

문제는 언제쯤 소비심리가 회복될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시계업계에 15년째 근무하고 있는 한 마케팅 담당자는 “하반기에 중저가 명품 브랜드 몇 곳이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명품 브랜드가 한국에 들어온 이후 지금이 최대 위기”라고 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컴퍼니는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세계 명품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최대 35% 쪼그라들 것으로 전망했다.


승승장구하던 면세점·명품 브랜드 '코로나 직격탄'
일부 명품 철수說


불황을 모르고 승승장구하던 국내 명품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도 이렇게 어렵진 않았다” “한국 진출 후 이런 불황은 처음”이라는 매장이 한둘이 아니다. 한 달 매출이 ‘제로(0)’인 브랜드도 있다. 철수설이 나도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면세점 매출 초토화

명품 브랜드들은 전체 매출의 70~80%를 면세점에서 올리는 곳이 많다. 고가 브랜드일수록 ‘큰손’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면세점 매장을 백화점보다 더 많이 운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2월부터 면세점 매출이 뚝 떨어졌다.

지난달 인천국제공항 이용객 수는 약 61만 명. 지난해 같은 달(588만 명)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코로나19 이전에 하루 10만 명을 넘던 이용객 수는 이달 들어 5000명 밑으로 떨어졌다. 2001년 개항 이래 최저 수준이다.

손님이 끊기면서 면세점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위험을 감수하고 면세점 매출을 올려주던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까지 발길을 끊으면서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 따이궁이 중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영업하려면 각 국가에서 14일씩 총 28일간 격리돼야 한다. 사실상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따이궁은 서울 시내면세점 매출의 70% 이상을 올려주는 큰손이다.

증권업계에선 롯데·신세계·신라 등 주요 면세점 매출이 지난 1분기 적자 전환한 것으로 추산했다. NH투자증권은 신라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의 1분기 손실액을 281억원으로 추정했다. 유안타증권은 신세계면세점의 1분기 적자 규모를 261억원으로 제시했다.

고가 주얼리 매출 급감

면세점 입점 브랜드 중 고가 브랜드들이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고가 브랜드들은 큰손인 외국인을 겨냥해 면세점 매장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백화점보다 면세점 매출 비중이 높은 브랜드일수록 타격은 더 크다”고 설명했다.

까르띠에의 롯데면세점 소공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등 주요 채널 3월 매출이 연초 대비 97~99% 급감한 것은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준다. 티파니, 쇼파드, 불가리, 골든듀 등 다른 고가 주얼리 브랜드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티파니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에서 3월 매출이 1월보다 97% 줄었고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도 매출이 99%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국내 면세점업계가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가운데 9일 서울의 한 시내면세점 입구가 한산하다. >

IWC·오메가는 3월 한 개도 못 팔아

시계 전문 브랜드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브라이틀링은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에서 3월 매출이 1월보다 76% 줄었다. 같은 매장에서 티쏘는 무려 99%나 매출이 급감했다. 3월 매출 ‘제로’를 기록한 브랜드도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선 위블로, IWC, 브라이틀링, 오메가, 라도 등이 3월에 매출을 내지 못했다. 소비자들이 해외여행을 취소하면서 반품이 들어온 브랜드들은 시계를 한두 개 팔았어도 매출 0원을 기록하거나 적자를 냈다.

몽블랑의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시계 매출도 99% 줄었고 예거르쿨트르가 -98%(현대 무역센터), 론진이 -98%(현대 무역센터), 태그호이어가 -97%(신세계 명동) 매출이 고꾸라졌다.

백화점 명품 매출도 감소

백화점도 형편이 좋은 것은 아니다. 롯데백화점의 1월 명품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28.1% 증가했다. 그러나 2월엔 6%로 줄었고, 3월엔 -19.3%로 돌아섰다. 신세계백화점도 비슷한 모습이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데 있다. 한 시계 브랜드 관계자는 “벌써부터 매출이 저조한 몇몇 브랜드에서 한국 철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명품 시장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올해 세계 명품 시장 규모를 지난해 3500억달러(약 426조원)보다 1200억달러 줄어든 2300억달러로 예상했다. 지난 2월엔 작년보다 40억달러 감소한 3460억달러로 예상수치를 발표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하자 이를 수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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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수출액, 라면 42%·손 소독제 7배↑
싱가포르 "휴지 수출해 달라"
홍콩은 비싼 한국산 쌀 수입
미국선 햇반, 만두 매출 껑충

지난 2월 생필품 사재기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싱가포르의 한 수퍼마켓에서 현지인이 한국 라면 '불닭볶음면'을 구입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세계 곳곳에서 극심한 생필품·식량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있지만, 한국은 예외다. 온라인 쇼핑몰·편의점·대형마트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이 포진돼 있고, 물류·배송망도 촘촘하다. ‘사재기가 별 필요 없다’는 학습 효과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반면 미국·유럽뿐 아니라 일본 도쿄에서도 사재기가 극성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사재기 대란 없는 한국’에 휴지·손 소독제·쌀 등을 보내달라는 각 나라의 SOS가 이어지고 있다.

①싱가포르 쇼핑몰 “휴지, 되는대로 수출해 달라”

지난달 23일, 홈플러스 일상용품팀의 화장지 담당 바이어(구매담당자)는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동남아시아 전자상거래 플랫폼 Qoo10(큐텐)의 상품기획자였다. 큐텐 측은 “당장 계약을 진행할 수 있는 긴급 사안”이라며 ‘PB(private brand·자체브랜드) 화장지’를 물량 닿는대로 수입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큐텐과 PB 상품 수출 협의를 한 적이 있었던 홈플러스는 “우선 롤티슈와 곽티슈를 보낼 수 있다”고 응답했다. 납품 단가·물량 협의를 거쳐 계약까지 걸린 시간은 단 3일. 전북 군산에서 생산한 홈플러스 화장지 2000세트를 실은 컨테이너선은 6일 밤 부산항에서 싱가포르를 향해 떠날 예정이다.

홈플러스가 싱가포르에 수출한 자체 생산 롤티슈와 곽티슈. /홈플러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달 18일 말레이시아 정부가 이동 제한·국경 봉쇄 조치를 발표하자 화장지를 비롯한 각종 생필품 사재기 현상이 일어났다. 싱가포르는 주요 식료품의 90%를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한다. 이에 한 슈퍼마켓 체인에서는 화장지·국수·쌀 등 생필품 구매 수량을 제한하기도 했다.

한국 화장지는 큐텐이 싱가포르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그동안 찌개 양념이나 과자 등 수출 품목을 늘려온 홈플러스는 “화장지를 대량 수출하게 될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롤티슈(30개입) 1000세트, 곽티슈(6개입) 1000세트는 부피가 커서 15t 화물 트럭 2대를 꽉 채웠다. 홈플러스 경영기획조정팀 이범희 차장은 “큐텐 측 요청으로 화장지 말고도 생수 같은 각종 생필품 수출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화장지 2000여개는 6일 부산항을 통해 싱가포르로 떠났다. /홈플러스


②‘글로벌 쌀난(亂)’…한국 쌀은 수출 판로 뚫는다

전북 익산에서는 1일부터 ‘새일미’ 품종 쌀을 매달 20t씩 홍콩에 수출하기로 했다. 한국 쌀은 해외에서 중국·동남아 쌀보다 2~3배 가량 가격이 비싸, 품질이 좋아도 수출 판로를 뚫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해외에서 온라인 구매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북도청 농식품산업과 관계자는 “앞서 수출 협상을 해오던 홍콩에 두 달 전 쌀 13t을 시범 수출했는데 금세 완판됐다”며 “일정을 앞당겨 정식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익산 새일미 쌀은 홍콩 온라인 쇼핑몰과 슈퍼마켓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전남 강진에서도 지난달 30일 말레이시아에 ‘새청무’ 품종 쌀을 처음으로 수출했다. 올해 강진에서는 쌀 90t을 말레이시아에 수출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공공 비축미 수매가 이뤄진 대전 농업기술센터 운동장의 모습(왼쪽). 지난 1일 전북 익산 한성영농조합 관계자들이 홍콩에 수출할 쌀을 옮기고 있다(오른쪽). /신현종 기자·전북도청
해외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식량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농산물 수출을 금지하거나 곡물 비축량을 확대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인도·태국에 이은 세계 3위 쌀 수출국 베트남은 지난달 24일부터 쌀 수출을 중단했고, 캄보디아도 5일부터 쌀 수출을 멈췄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최대 수출국인 인도의 쌀 무역업자들도 최근 신규 수출 계약을 중단한 상태다. 이에 중국·일본에서도 쌀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국제 쌀 가격 기준인 ‘태국 백미’가 1t 당 560~570달러에 거래되면서, 2013년 4월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일본 닛케이 아시안 리뷰는 “쌀 주요 수출국인 태국과 베트남에서 가뭄으로 생산량이 줄어든데다, 코로나 사태로 쌀 사재기 및 공급 긴장 상황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쌀난(亂)’이 벌어진 것이다.

한국의 상황은 정반대다. 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쌀 관측 4월호’는 당분간 국내 쌀 가격이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KREI는 “코로나 확산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외식이 줄어들면서 식자재 업체의 쌀 소비량이 감소해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③손 소독제 공급 나선 ‘K뷰티’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손소독제 수출액은 569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배(604.1%) 급증했다. 3월 한 달 수출액이 지난해 전체 수출액(678만달러)의 83.9%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럽 등 손 소독제를 구할 수 없는 곳에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손 소독제가 쌓여있다. 


해외 수출 시장이 열리자 화장품 기업들도 손 소독제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상반기 안에 손 소독제 상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한국테크놀로지와 함께 미주 지역에 손 소독제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약국 화장품 브랜드 셀라피는 영국·필리핀·미국 수출을 앞두고 있고, 현재 러시아·스페인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④‘라면·밥·김치’ 조합에 눈 뜬 세계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에 위치한 CJ제일제당 만두 공장은 지난달부터 주말에도 생산 설비를 풀가동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급증한 미국에서 한국 스타일의 냉동 만두도 ‘사재기’ 대상이 된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현재 미국 대형마트에서 비비고 왕교자 만두, 햇반, 슈완스 냉동 피자 주문량이 평소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K푸드 '3대장' 라면, 즉석밥, 김치. /농심·CJ제일제당·대상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1분기 농식품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17억43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3월 한 달 수출액은 6억7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8% 늘었다. 가공 식품 수출액은 14억150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80% 이상을 차지했다. 라면 27.5%, 쌀 가공식품(대개 ‘즉석밥’) 18.4%, 김치 19%, 인삼 5.9% 등 저장성이 좋거나 건강 식품으로 알려진 품목 수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6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6% 치솟았다.

현지 생산체제를 갖춘 식품업체 매출까지 포함하면 K푸드 해외 판매액은 훨씬 커진다. 농심에선 지난달 라면 글로벌 매출(현지 생산 및 수출 판매)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9월 CJ제일제당의 인천 비비고 만두 공장 가동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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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 셔터 문이 내려져 있는 반면 신라면세점은 정상 운영하고 있다. 

국내 면세업계 1,2위인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제4기 면세사업권 입찰을 결국 포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공항 면세점 매출이 90%까지 급감한 상황에서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8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라면세점은 인천공항과 면세점 임대차 관련 표준계약서를 체결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대기업 면세점이 면세사업권을 획득한 후 임대료 문제로 매장 운영을 포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DF7(패션·기타) 사업권을 가져간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DF7 구역의 낙찰받은 임대료(최소보장금)은 406억원이다.

앞서 지난달 8일 롯데면세점은 DF4(주류·담배), 신라면세점은 DF3(주류·담배) 사업권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최소보장금은 각각 697억원, 638억원이다.

롯데와 신라면세점이 임대기간이 10년임에도 불구 사업권을 포기한 이유는 임대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면세점들은 올 상반기 실적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인천공항이 제시한 임대료 인상 기준을 맞추기 어려워졌다고 판단했다.

인천공항 면세사업권의 1년차 임대료 납부 방식은 낙찰금액으로 고정돼 있다. 하지만 운영 2년차부터는 1차년 최소보장금에 직전년도 여객증감률의 50%를 증감한 금액으로 납부하도록 돼 있다. 연간 최소보장금 증감한도는 9% 이내다.

내년 인천공항 이용객이 2019년(7177만명) 수준으로만 나오면 전년대비 증가율은 상승하게 된다. 올해 상반기까지 여객수가 사상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인천공항 이용객은 60만9489명(도착 33만7001명, 출발 27만2488명)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588만2519명(도착 304만3199명, 출발 283만9320명)과 비교해 89.3% 감소한 수준이다. 이달 들어 인천공항 하루 평균 여격수는 6869명선이다. 6일 여객수는 4500여명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업계는 2022년 임대료 상승률은 최대치인 9%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올해 공항 이용객수가 바닥이라 내년에 정상수준으로 돌아가면 내후년 최저보장액이 큰 폭으로 오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업체들은 인천공항에 "코로나19사태와 같이 돌발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여객수가 감소하면 임대료를 탄력적으로 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인천공항은 "입찰 공고에 적시된 대로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은 향수·화장품(DF2)과 패션·기타(DF6)에 이어 DF3와 DF4까지 사업자를 다시 선정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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