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5420) NAVER - 네이버 ‘환산주가’ 첫 1000만원 돌파… 산업구조 변화 ‘실감’
2019년 7월 이후 ‘황제주’로 독주
섬유→정보통신→온라인 플랫폼
코로나로 변화의 바람 빨라져
제조업 등 기존 핵심산업 고전
클라우드·AI·빅데이터 등 약진
네이버가 국내 증시 역사상 최초로 환산주가 1000만원을 돌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도 ‘언택트’(비대면) 수혜주로 성장 기대감을 높이면서 국내 ‘황제주’로 입지를 굳혔다. 환산주가 기준 역대 황제주는 합성섬유, 정보통신,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는 이런 흐름을 산업구조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해석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네이버의 환산주가는 1060만원(주가 21만2000원)으로 국내 증시 역사상 처음으로 1000만원을 돌파했다. 네이버 환산주가는 이날도 전 거래일보다 3.98% 올라 1110만원(현재 주가 22만2000원)을 기록했다.
환산주가를 기준으로 하면 국내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도 250만원(현재 주가 5만원)으로 네이버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환산주가는 상장 주식의 액면가를 5000원으로 동일하게 맞춰 계산한 1주의 가격으로, 액면가가 서로 다른 회사들의 주식 가치를 비교하기 위해 사용된다. 상장된 기업의 주식 액면가는 100원에서 5000원까지 다양하다. 예컨대 액면가가 100원인 네이버의 경우 현재 주가에 50을 곱해 환산주가를 산출한다.
과거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전만 하더라도 국내 상장된 모든 기업은 액면가를 일률적으로 5000원을 기준점으로 잡았다. 하지만 국내에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상장 기업들이 자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주식 액면분할로 주가를 쪼갰고, 이로 인해 오늘날 주가 형태가 정립된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6월 말까지만 해도 넷마블과 SK에 뒤져 환산주가 3위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1위에 올라선 뒤 점점 더 격차를 벌렸다. 네이버 등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실적 성장에 따른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네이버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21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8% 늘었다. 카카오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8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8.9% 상승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주가는 코로나19 쇼크에도 지난 1월2일부터 이날까지 각각 21.1%, 51.8%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의 산업구조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플랫폼으로 재구성될 것이라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쇼크로 기존의 핵심 산업군인 제조업이 고전을 면치 못했고,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오면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블록체인 등 온라인 플랫폼 산업이 약진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환산주가 황제주 변천사를 보면 산업의 전망을 예측할 수 있다. 국내 증시에서 처음으로 환산주가가 10만원을 기록한 기업은 1992년 합성섬유 제조업인 태광산업이었다. 이후 처음으로 100만원 고지에 오른 기업은 1999년 SK텔레콤이다. 이를 비춰보면 국내 산업의 흐름이 경공업에서 정보통신에 이어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결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종우 전 IBK 리서치센터장은 “네이버가 황제주로 등극한 것은 국내외 산업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산업구조를 보면 전통 산업 중심의 재벌 계열사들이 시가총액 상위 10위 리스트에서 계속 탈락하는 추세”라며 “반면 4차 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들이 시총 상위 리스트에 들어오는 상황이다. 이는 아마존, 알파벳(구글) 등이 강세인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