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 투자 대박 한화에너지, 이번엔 태양광 발전소 수주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 투자로 '잭팟'을 터트린 한화에너지가 하와이전력청으로부터 태양광 발전소 수주에도 성공하며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올해 잇따른 투자와 수주 성공을 발판으로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 회복에 나서고 있다.
00일 업계에 따르면 하와이전력청은 최근 하와이 오와후섬 지역의 60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와 에너지저장장치(ESS) 240MWh를 결합한 입찰의 최종 사업자로 한화에너지를 선정했다. 이번 수주로 한화에너지는 오와후섬에 ESS를 연계한 발전소를 2022년까지 지은 뒤 향후 20년 간 운영하게 된다.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현재 하와이전력청과 전력구매 계획과 관련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본 계약은 8월 중에 진행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수주 가격은 최종 계약과 함께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한화에너지가 지난해 1월 오아후섬 지역 52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사업자로 선정됐을 때 총 사업비가 1570억원이었던 만큼 이번에는 그보다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진행된 이번 입찰에는 전 세계 유수의 태양광 발전소 운영 사업자들이 참여해 경쟁을 벌여왔다. 그만큼 태양광 부문에서 한화에너지의 위상과 경쟁력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60MW는 약 8만여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최근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니콜라 투자 성공과 함께 하와이 태양광 발전소 사업 수주는 한화에너지에게 있어서 가뭄에 단비같은 성과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둔데 이어 지난달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지는 등 악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는 발전부문(집단에너지)과 공사부문(자동화 사업), 무역부문, 태양광 등 4개 사업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이중 태양광 부문은 발전사업 개발 및 운영을 비롯해 매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왔다. 특히 2018년에는 태양광 프로젝트 매각에 성공하면서 많은 이득을 내는데 성공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2018년 개발 중이던 약 800MW의 태양광 프로젝트 매각에 성공하며 1171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창출했다. 이에 따라 2018년도에는 매출 9587억 2200만원, 영업이익 2205억 6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두배 이상 뛰었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7364억1800만원, 영업이익 482억 6800만원을 기록하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에너지의 2018년 실적은 이례적으로 좋았고 2019년에는 북미 프로젝트 매각 일정이 지연되면서 손실을 봤다"고 설명했다. 부진한 실적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달 27일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한화에너지의 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사업 매각 지연을 비롯해 투자한 사업장 관련 차입부담은 지속되고 영업이익이 축소되면서 부채비율이 증가해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잇따른 부정적인 신호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올해 한화에너지 실적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한화에너지는 매출 3115억 9300만원과 영업이익 202억 4500만원을 기록하며 선방했기 때문이다. 호황이었던 2018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양호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한화에너지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은 여전히 경영환경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지만 흔들림없이 기존 사업 확대 및 수주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1200억이 2조 됐다! 한화그룹 ‘잭팟’ 투자
제2의 테슬라 ‘니콜라’ 지분 가치 치솟아
한화그룹 서울 장교동 사옥 전경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가 자사의 주요 차량인 ‘뱃저’의 예약 판매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2배로 치솟았다. 이 덕에 한화그룹이 보유한 니콜라 지분 가치도 순식간에 1조9000억 원으로 뛰어올랐다.
6월 8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증시에서 니콜라는 전날보다 103.7% 뛴 73.27달러에 장을 마쳤다. 니콜라는 지난 4일 나스닥에 상장했는데, 당일 종가는 33.75달러였다. 이로써 니콜라는 단 3일 만에 시총 약 260억 달러를 기록하며 포드 모터스 시총(약 300억 달러)에 근접했다. 한화그룹이 니콜라에 투자하기 시작한 건 2018년 11월.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이 절반씩 투자해 니콜라 지분 6.13%를 1억 달러(약 1200억 원)에 사들였다. 6월 10일 기준, 한화그룹은 16배에 달하는 잭팟을 터뜨렸다.
니콜라는 수소트럭계의 ‘테슬라’로 불린다. 수소를 한 번 충전하면 약 1920km를 운행할 수 있는 트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해 전기배터리 트럭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주가 급등은 창업자인 밀턴 이사가 트위터에 제로 에미션(탄소 무배출) 트럭인 ‘뱃저’ 예약을 이달 말부터 받겠다고 밝힌 덕분이다. 뱃저는 ‘오소리’라는 뜻으로 수소 연료 전지와 전기배터리를 모두 사용하는 픽업트럭이다.
한화그룹은 지분 투자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니콜라와 협업할 계획이다. △한화종합화학의 수소충전소 운영 △한화에너지의 수소충전소용 태양광발전 전력 공급 △한화큐셀의 수소충전소용 태양광 모듈 공급 △한화솔루션의 수소충전소와 수소트럭용 수소탱크 공급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수소 에너지 기반 자율주행 트럭 사업은 니콜라가, 수소 밸류체인(수소 생산, 저장 및 수송, 사용) 주도권은 한화그룹이 가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편 장밋빛 전망은 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블룸버그는 “시장을 열광하게 한 뱃저는 실제 생산에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며 “니콜라의 공개 자료를 보면 니콜라는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와 파트너 관계를 맺지 않는 한 뱃저를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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