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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수장 ‘디지털 달러’ 띄우기…비트코인 입지 줄어들까?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디지털 달러는 저소득층 금융에 도움이 된다.”(재닛 옐런)
“디지털 달러 프로젝트는 (정책) 우선순위가 높다.”(제롬 파월)
 
미국 재무장관과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이어 ‘디지털 달러’ 띄우기에 나섰다. 미국 경제 수장들이 디지털 화폐에 긍정적 인식을 드러내면서, 미국이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 발행을 본격화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美 경제 수뇌부 ‘디지털 달러’ 필요성 강조

제롬 파월 Fed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 출석했다. 디지털 달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은 “디지털 달러 프로젝트는 우리에겐 (정책) 우선순위가 높다”며 “우리는 기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매우 폭넓은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기축통화국으로서, 디지털 통화를 제대로 발행할 책임이 있다”며 “첫 번째 디지털 통화 발행국이 될 필요는 없다”고 했지만, 디지털 달러의 중요성은 강조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전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파월 의장보다 적극적으로 디지털 달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옐런 장관은 22일 뉴욕타임스와의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 발행을 검토하는 것은 타당하다”며 “달러의 디지털 버전은 미국 내 저소득층의 금융부문 통합을 가로막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많은 미국인이 간편 결제 시스템과 은행 계좌에 대한 접근(access)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디지털 달러가 (기존보다) 더 빠르고, 안전하고, 저렴한 지불수단이 될 수 있고, 이는 (디지털 달러의) 중요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현금을 주로 사용하는 일반 시민에게는 신용카드 등 다른 결제 방법보다 디지털 달러의 접근성이 더 높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미국은 디지털 통화 시대를 대비해 CBDC를 연구해 왔다. Fed를 비롯해 지역 연방준비은행이 주축이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해 9월 “우리는 코로나19 이전부터 CBDC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협업해 연방준비제도(Fed)를 연구 중이다. 그럼에도 실제 발행에 대해선 소극적이었다. 디지털 화폐로의 급격한 전환이 기축통화인 달러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美·中 디지털 화폐 경쟁=제2의 우주 경쟁”

지난해 12월 중국 광둥성 선전의 한 마켓 계산대에 e위안(디지털위안) 결제가 가능하다는 표시가 돼 있다.

중국의 ‘속도전’이 미국의 태도를 바꿨다. 중국은 시민들에게 ‘e-위안(디지털 위안)’을 나눠주며 대규모 실험을 반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빨리 CBDC를 발행할 태세다. 미국으로썬 중국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이 신경 쓰일수밖에 없다. 
 
‘디지털 달러 프로젝트’란 비영리 싱크탱크를 운영 중인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전 미 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디지털 통화 경쟁은 냉전 시기 소련과의 우주전쟁과 비슷하다”며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면 달러의 기축통화 이점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장에선 옐런과 파월의 발언을 미국이 CBDC 발행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단 신호로 여긴다. 미 싱크탱크 아틀란틱카운슬스의 조시 립스키 지오이코노믹 센터 소장은 “옐런은 역대 재무 장관 중 디지털 달러에 대해 가장 전향적으로 말했다”며 “향후 재무부가 처음으로 CBDC 연구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디지털 통화 실행 연구를 지원할 거란 신호가 옐런으로부터 나왔다”고 평가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옐런과 파월이 이미 디지털 달러 개념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입지 줄어들 수도

디지털 달러가 등장하면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의 입지는 줄어들 수 있다. 암호화폐는 중앙은행이 독점적으로 돈을 찍어내는 방식에 반발하며 등장했다. 금융당국 입장에선 암호화폐의 존재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옐런 장관은 디지털 달러의 필요성은 강조하면서도 비트코인에 대해선 “투기성이 높다”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브스는 “옐런이 최근 비트코인 열풍에 대한 해답을 ‘디지털 달러’라고 선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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