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일까, 아닐까.
투자자 사이 불붙은 논쟁이다. 7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만2653.86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3일만 해도 다우지수는 1만9000선까지 뚫리며 1만8591.93로 추락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NYSE) 앞.
이후 다우지수는 차근차근 하락폭을 만회하며 2만, 2만1000선에 이어 2만2000선까지 재탈환했다.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던 지난달 23일과 비교하면 7일까지 상승률은 21.8%에 이른다.
이 기간 나스닥종합지수도 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18.9% 올랐다. 뉴욕 증시가 불과 2~3주 사이 20% 안팎 상승률을 기록하고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증가세도 한풀 꺾이자 금융시장에선 바닥 논쟁이 일기 시작했다.
이 논란에 대한 주요 해외 투자은행(IB)의 판단은 일치한다. ‘아직 최악은 닥치지 않았다’다.
골드만삭스 수석 자산전략가인 데이비드 코스틴은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주가 하락 위험이 상승 가능성보다 훨씬 큰 상황”이라며 “(금융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 4분기 때도 주가가 종종 20%씩 상승하기도 했지만, 결국 바닥을 친 건 2009년 3월 이후”라고 지적했다.
8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앞 전광판.
코스틴은 “그때와 마찬가지로 지금은 ‘베어 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가 나타나고 있을 뿐이며, 주가가 바닥인지 아닌지를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경고했다.
베어 마켓 랠리는 주가가 장기간에 걸쳐 하락하는 걸 의미하는 ‘베어 마켓’, 주가 상승을 의미하는 ‘랠리’를 합친 말이다. 큰 흐름상 주가가 하락하곤 있지만 순간순간 지수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JP모건은 분석 보고서를 통해 “다음주부터 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질텐데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수치로 확인하기도 전에 안도 장세가 나타나고 있는 건 위험한 현상”이라고 짚었다.
미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뉴욕주의 코로나19 신규 환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을 두고 “터널 끝 불빛이 보인다”고 한 비유를 비틀어 시장 상황을 꼬집었다. 마켓워치는 “투자자들은 터널 끝 불빛을 보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게 달려오는 기차면 어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프랑스 투자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의 글로벌 전략가인 알버드 에드워즈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투자자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낙관론은 이전 오랜 기간 이어온 강세장이 남긴, 과거의 유산일 수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경제지표를 봤을 때 이미 세계 경제는 경기 불황기(Recession)에 진입했다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블룸버그통신은 각국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 전 세계 무역량 등이 지난달을 기점으로 급하게 꺾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로나19 환자 증가 속도가 잦아들긴 했지만 아직도 자가 격리, 직장 폐쇄 권고는 유지 중”이라며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을 어떻게 차단시켜 사람들이 일터로 돌아가게 할 지는 안갯속”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WSJ는 “경제 회복 여부는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공공 의료 대응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따라 달려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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