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치료제 후보약물 9개…제조가 낮지만 공급이 문제"
렘데시비르 제조 현장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에 쓰일 치료 후보약물의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환자 한 명당 하루에 1달러 안팎의 비용으로 해당 약물을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물 자체의 단가는 높지 않지만,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면 시장 가격은 훨씬 더 비싸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약물 가격 정책 전문가인 앤드루 힐 영국 리버풀대학 선임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바이러스퇴치저널(JVE)에 코로나19 치료 약물 9종류의 생산 가격 등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세계 각국이 기존 약물 중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 약물을 발굴하는 ‘약물 재창출’ 연구를 진행하는 가운데, 가장 확률이 높은 9개 약물에 대해 제조 단가와 시장 판매가 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환자 1인이 하루 투여받는 용량을 기준으로 했을 때 9개의 후보 약물 중 8개의 예상 생산 비용은 1.50달러 미만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재료비, 포장 비용 등을 포함한 가격이다.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는 하루에 93센트, 후지필름홀딩스의 자회사 후지필름도야마(富山)화학이 신종플루 치료제로 개발한 ‘아비간’은 1달러45센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극찬한 ‘클로로퀸’은 2센트에 생산 가능했다.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의 유사약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8센트에 만들 수 있다. 연구팀은 10~28일간 치료를 진행할 경우 약물 제조 단가는 최소 30센트에서 최대 31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치료제의 제조 단가가 비싸지 않으며 치료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소 생산 비용에 대한 추정치는 향후 각국 정부 등이 약물을 구입할 때 가격 협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특허 문제로 공급 부족 시 가격 폭등 우려”
다만 생산 비용이 낮더라도, 팬데믹 상황에서 수요가 공급을 빠르게 초과해 시장 가격이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비정부기구(NGO) 국경없는의사회 등 150여 개 시민단체는 지난달 30일 길리어드 측에 “코로나19의 치료제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길리어드가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특허 문제로 공급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다른 제조 업체들도 약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다. 10일(현지시간)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따르면 길리어드 측은 이날 “이미 생산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세계적인 유통을 위해 유니세프와의 파트너십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렘데시비르를 개발중인 길리어드 사
이에 데이비드 내쉬 미국 제퍼슨 인구보건대학 연구원은 “지금이 국제 의약품 가격 책정 전문가들이 대량 생산 및 유통 방안에 대해 논의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사이언스는 그 방안으로 미국이 과거 시행했던 ‘에이즈 퇴치를 위한 대통령의 긴급계획(PEPFAR)’ 방식을 제시했다. 2004년 출범한 PEPFAR은 아프리카에서 에이즈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결성된 미국 정부 기구이자 에이즈 구호 재단으로, 세계 각국에서 기금을 조성해 치료제를 지원한다. 전 세계 1500만여 명의 에이즈 환자에게 값싸고 품질이 보장된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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