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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500) CJ프레시웨이 -코로나 1년, 식자재 업체의 변신 - 어린이집서 웬 쿠킹 클래스? 

 CJ프레시웨이 아이누리 바다 채소학교의 쿠킹클래스에서 요리 중인 어린이. (CJ프레시웨이)

“오늘은 카우 샌드위치를 만들어볼 거예요. 재료 먼저 확인해볼까요? 먼저 맛있는 햄, 두 번째 재료는 여러분이 맞춰볼까요? 칼슘이 들어있어서 뼈를 튼튼하고 키가 쑥쑥 자랄 수 있게 해주는 재료에요. 맞아요. 치즈예요!! 세 번째는 피부가 반짝반짝하게 도와주는 오이!! 이번엔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고 주렁주렁 열매처럼 열리는 채소, 뭘까요? 토마토죠. 이 야채는? 따라 해보세요. 파슬리!”
 
지난달 말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의 한 어린이집. 아이들이 커다란 TV 화면 속 선생님을 따라 고사리손을 바삐 움직였다. CJ프레시웨이가 어린이집에서 연 영양교육 프로그램 ‘아이누리 채소학교’의 모습이다. 채소 소믈리에 자격증을 보유한 키즈 전담 영양사와 전문 셰프가 진행하는 쿠킹클래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지난해 9월부터 비대면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하고 있다.  
 

단체급식ㆍ외식업 무너지자 어린이집으로  

어린이집에서 진행 중인 CJ프레시웨이의 아이누리 바다 채소학교.

CJ프레시웨이를 비롯해 풀무원이나 아워홈 같은 식자재 업체들이 최근 어린이집 컨설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2014년 론칭한 키즈 전용 브랜드 ‘아이누리’를 통해 어린이집 아이들부터 교사와 학부모 교육을 비롯해 위생점검까지 부문을 가리지 않는다. 다른 주요 식자재 유통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풀무원은 2009년 출범시킨 ‘우리아이’ 브랜드를 ‘풀스키즈’로 통합했고, 아워홈도 2018년 ‘아워키즈’를 론칭한 후 비슷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식자재 유통 시장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단체급식 식수는 30% 가까이 줄었고, 전방산업인 외식업도 부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강화된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를 보면 서울 지역 소상공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1% 줄었을 정도다. 이에 반해 키즈 식자재 시장은 몇 년째 1조원 규모로 건재하다.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어린이집의 수요가 커졌고, 저출산에도 아이 먹거리에 대한 투자는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배우자가 있는 가구는 1230만5000가구로 이 중 46%가 맞벌이 가구다. 6세 이하 자녀를 둔 유배우 가구의 맞벌이 비중은 2016년 39.7%에서 2019년 44.6%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민간ㆍ가정 어린이집 수와 보육 아동은 줄어든 반면 선호도가 높은 직장ㆍ국공립 어린이집은 오히려 늘었다. CJ프레시웨이의 경우 지난해 식자재 유통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23.1% 감소했지만, 키즈 부문이 포함된 외식·급식 유통 부문만 보면 10.8% 감소에 그쳤다.  
 

프리미엄 식자재 공급 넘어 교육·위생 컨설팅도

아워홈의 키즈 전용 브랜드 아워키즈 전용 배송차량. (아워홈)

식자재 업체들이 친환경ㆍ유기농 등 프리미엄 식자재 시장을 넘어 어린이집 컨설팅에까지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이유다. CJ프레시웨이는 뼈를 99% 이상 제거한 수산물, 무항생제 한우ㆍ한돈, 우리 밀을 활용한 소포장 간식 등 키즈 전용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엔 ‘아이누리 채소학교’에 이어 해조류를 다루는 ‘바다채소학교’도 신설했다.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위생 점검 항목도 64개로 통합하는 등 위생 컨설팅도 진행한다.
 
풀무원푸드머스는 5500여개 식단을 식사 인원만 입력하면 주문할 수 있는 ‘간편메뉴 발주시스템’을 운영하는 한편 전국 100여명의 영양사가 영양교육, 위생안전 점검, 식단 감수 등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워홈은 ‘키즈 전용 물류센터’와 전담 배송자 지정 제도를 운용한다. 지난해엔 직장어린이집 운영 업체인 킨더슐레경영연구소와 ‘어린이집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교육지원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고 어린이 전용 식재 상품 700여종을 비롯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단순히 양질의 식자재를 납품하는 것만이 경쟁력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최근에는 간식 지원부터 교육 콘텐트 제공까지 그 범위가 넓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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